군대/군대 후기

산업기능요원 훈련소 후기 / 꿀팁

제이온 (Jayon) 2023. 12. 10.

안녕하세요? 제이온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최근에 3주 간(2023.11.16 ~ 2023.12.07) 육군 훈련소에서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왔고, 오늘은 이에 대한 준비물 및 각종 꿀팁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준비물

필수 준비물

  • 신분증: 나라사랑카드로 대체할 수 있긴한데, 혹시 모르니 챙깁시다.
  • 나라사랑카드: 본인 인증, PX, 전화할 때 필요하니 반드시 챙겨가야 합니다.
  • 화장품: 스킨, 로션, 썬크림, 화장솜 등. 개인 기호에 맞춰 잘 챙겨 주세요. 올인원이면 좋으나, 꼭 그렇지는 않아도 됩니다.
  • 세면 용품: 샴푸, 바디워시, 폼클렌징.
  • 휴지 & 물티슈: 저는 두루마리 휴지를 딱 1개만 보급 받아서 여유 있게 1~2개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물티슈도 보급은 안 해줘서 변기 물에 녹는 물티슈 챙기면 좋습니다.
  • 손목 시계: 군대에는 시계를 보기 어려우니, 카시오 시계 같은 싸고 튼튼한 제품 하나 챙겨가 주세요.
  • 책: 주말에 은근 할 게 없습니다. 매일 분대원과 떠들 수는 없으니 기술, 교양 등 다양한 책을 준비해 주세요. 저는 기술 책 4권, 틀린 그림 찾기 & 스도쿠 있는 재미용 책 1권 챙겨 갔습니다.
  • 캐리어 & 백팩: 캐리어는 가능한 큰 캐리어로 해 주시고, 백팩도 챙겨 주세요. 퇴소할 때, 예비군 가서 사용할 전투복, 전투화 등 보급 받다 보니 입소할 때 보다 필연적으로 짐이 늘어 납니다.
  • 스마트폰 충전기: 2023년 7월 이후로 훈련소에서 주말, 공휴일에 1시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따라서 충전기를 챙겨가야 합니다. 훈련소 내부 휴대폰 보관하는 곳에 콘센트 꽂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보니 헤드까지 연결된 충전기를 지참해 주세요.
  • 안대 & 이어플러그: 불침번 때문에 창문에 커텐을 어느 정도 쳐야해서 방이 어둡지 않고, 온갖 소음(대화, 코골이 등)이 있어서 잠귀가 어지간히 어둡지 않은 이상 취침을 하려면 안대와 이어플러그를 챙기면 좋습니다.

 

선택 준비물

  • 세면 용품: 샤워볼, 쉐이빙 폼 정도 가져가면 좋습니다. 칫솔, 치약, 비누, 면도기는 보급해 줍니다.
  • 수건 & 팬티: 여유 분으로 2개 정도 챙겨가면 후회 안합니다. 빨래 못 하는 날이 생길 수 있어서 전 날 쓴 수건과 팬티를 또 써야할 수 있습니다.
  • 섬유 유연제: 땀내 나는 군대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다 보니, 가져오면 바로 에이스 됩니다.
  • 마스크 스트랩: 여전히 훈련소에서 마스크를 필수로 끼게 하다 보니, 장기간 마스크를 쓰면 귀가 아픕니다. 선택적으로 스트랩 챙겨서 귀 덜 아프게 하면 좋습니다.
  • 라이트 펜: 소등하고나서 뭔가 찾아야 한다거나, 불침번 때 몰래 메모하거나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챙겨 주세요. 은근 꿀이라 하나 있으면 쏠쏠하게 사용합니다.
  • 상비약: 논산 감기를 안 걸리는 사람은 없다보니 감기약, 진통제는 웬만하면 챙겨 주시고, 기타 본인이 먹는 약이 있다면 준비해 주세요.
  • 영양제: 본인이 먹는 비타민, 유산균 등의 영양제가 있다면 챙겨 주세요.
  • 물집 방지 패드: 행군을 저희는 12km..? 정도만 해서 물집 잡힐 정도로 걷진 않다 보니 물집이 생기진 않았습니다. 혹시 불안하면 챙겨 주세요.
  • 면봉: 총기 닦을 때 주로 사용하는데, 보통 누군가 가져옵니다 ㅋㅋㅋ
  • 메모장: 인생 계획을 세우고 싶다거나, 이것 저것 메모할 일이 생기긴해서 챙겨가면 좋습니다.
  • 학용품: 네임펜, 볼펜, 연필, 지우개 등 있으면 좋긴한데, 군대에서 볼펜, 네임펜 1개씩은 줍니다.
  • 물병: 중간 중간 페트병 물을 보급해 주고, 생활관 내부에 작은 물컵이 있긴한데 웬만하면 정수기 물 마실 물병 있으면 편합니다.
  • 무릎, 팔목 보호대: 군대에서 무릎, 팔목 보호대 대여를 해주지만 성능이 쓰레기입니다... 그래서 양말이나 수건으로 추가로 두르는데, 여기다 별도 보호대를 또 착용하면 거의 멍 들 일이 없습니다.
  • 옷걸이: 생각보다 옷걸이가 방에 적어서 개인 옷걸이 한 두개 챙기면 편합니다.

 

필요 없거나 가져가면 안되는 물건

  • 드라이기: 전자 제품 사용 못합니다.
  • 전기 면도기: 전자 제품이라 사용 못합니다.
  • 핫팩: 보급 많이 해 줍니다. (겨울 한정)
  • 손톱 깎이: 보급해 주는데, 성능이 꽤나 좋습니다.

 

논산 훈련소 꿀팁

머리 길이

머리 길이는 옆머리 10mm, 윗머리 30mm지만, 이건 들어갈 때 기준이 아니라 훈련소에서 랜덤으로 날 정해서 검사했을 때 기준입니다. 그래서 저 기준 맞춰서 자르면 밀릴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제가 입소했던 28연대 11중대 기준으로는 1주차에 머리가 너무 길었던 사람들만 윗머리 12mm, 옆머리 6mm로 밀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희 중대가 특이했던 것 같고, 주변에서는 마지막 주차에 검사해서 종종 밀렸다는 거 보면 옆머리 3mm, 윗머리 20mm 정도가 안전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쫄리시면 윗머리 18mm로..)
저는 옆머리 3mm, 윗머리 21mm로 밀고 갔습니다.

 

PX(군마트)

2주차 주말에 딱 한 번 갔습니다. PX는 입영 심사대에도 있고, 수료식하는 연무관이라는 곳 바로 옆에도 있습니다.
저는 입영 심사대 주변에 있는 PX에 갔고, 여자친구 선물해 줄 화장품들이랑 제 개인적으로 사려는 화장품 및 로카티를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싸서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입소하시기 전에 미리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수료식 날에는 수료하고 나서 PX 줄이 무지막지하게 길어지기 때문에 주류를 사고 싶으시다면 따로 수료식 날에 부모님이나 지인께 1시간 일찍 오라고 말씀드려 놓는 것이 좋습니다. 스카치 블루가 8만원 후반대고, 엑스 레이티드가 1만원 초반대였기때문에 저는 부모님께 부탁해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

토요일과 주말 각각 1시간씩 휴대폰을 사용하였습니다. 가끔 5분이나 10분 더 주는 경우는 있었으나, 거의 1시간으로 생각하시면 되고 주말 외의 휴대폰을 사용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이때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데이터를 이용하다보니 전파가 생각보다 원활하지 않아서 휴대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문제 없었으나, 일주일 만에 받은 휴대폰이 전파 땜시 안 되면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ㅜㅜ


참고로, 11중대장 님이 말씀하시기로는 이번에 휴대폰 사용이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 내년부터는 사용이 가능할지 말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하니 12월 말에 입소하시는 분들은 정책을 다시 확인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전화

전화는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거나 조교 님께서 질문하는 내용에 잘 답변하는 등 훈련에 열의를 보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워리어 카드' 한 장을 소모하여 10분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화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지, 전화를 하려면 약 10분에 5,000원하는 거금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1번만 전화하고 이후에는 워리어 카드가 생겨도 굳이 전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휴대폰이 있으므로)


이후에 다른 분들 후기글을 보면서 알게 된 것인데, '아미고 군인 전용' 어플을 다운 받아서 미리 가입하고 카드 등록을 한 뒤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기억해 가면 요금이 10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혹시 전화를 쓸 것 같은 분들이라면 참고 바랍니다!

 

훈련 팁

우선 차등과 열외 제도에 대해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등은 훈련장까지 갈 때와 훈련장에서 훈련 받을 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자는 이동 차등제라 해서 부대와 걸음걸이를 맞추기 어려운 훈련병들을 위해 걸음걸이를 천천히 가거나 버스를 태워주는 제도입니다. 요건 몸이 좋지 않다면 이동 차등제로 가면 좋습니다. 후자는 훈련받을 때 남들보다 훈련 강도를 낮추는 제도입니다. 훈련 강도가 어떻게 낮춰지는지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열외 제도는 훈련 장소까지 가지 않거나, 훈련 장소가서 훈련까지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열와를 할 경우, 주말에 보충 수업이 있으며 열외 30시간이 넘어가면 퇴영이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열외보다는 어떻게든 차등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도 몸이 너무 안좋다면 굳이 참여해서 다치기 보다는 조교 님께 잘 이야기해서 열외해도 됩니다.

 

훈련은 총 사격 훈련, 화생방 훈련, 수류탄 훈련, 구급법 훈련, 각개 전투, 행군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수류탄 훈련과 구급법 훈련은 크게 문제가 없고 사격 훈련, 화생방 훈련, 각개 전투, 행군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우선, 사격 훈련은 첫 날에 교육하고, 다음 날에 시험을 보는데 떨어지면 다음날 재시험하러 교육 장소를 온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다만, 첫날에 시험이 떨어져도 저희 중대의 경우 3번까지 기회를 주다보니 웬만하면 다 합격하였습니다. 정말 몇 명 정도만 다음날 재시험 치러 왔다고 합니다. 사격 훈련은 이동 차등제만 존재했습니다.

 

화생방 훈련은 이동 차등제와 훈련 차등제가 모두 있었습니다. 후자의 경우 전 날 미리 가스실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의 명단을 추려내는데,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질환 등을 이야기하면 가스실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단, 방독면을 9초 안에 착용하는 것으로 훈련을 대체합니다.

 

각개 전투는 이동 차등제만 있고 훈련 차등제는 없었으나, 훈련할 때 몸이 아픈 훈련병의 경우 미리 말씀드리면 훈련을 열외할 수 있었고 딱히 시험 보는 것도 없어서 보충 수업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빼면 보충 수업이 생길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눈치껏 해야 합니다.

 

행군은 완전 군장, 공격 군장, 단독 군장, 단독 군장 + 이동 차등제 4가지 형태가 있었습니다. 완전 군장을 하지 않으면 각각 20분, 40분, 60분 추가로 연병장을 도는 보충 행군을 해야 합니다. 다만, 몸이 좋지 않다면 무거운 완전 군장을 하기 보다는 그 아래 군장을 차길 바랍니다. 참고로, 행군은 20km라고 공지했었으나 실제로는 12km 남짓한 거리를 걸었습니다.

 

생활관 생활

원래 28연대는 본대에서 신식 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이었는데, 1월 중순에서 하순까지 공사를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입영심사대 쪽에 위치한 임시 시설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TV, 2층 침대 같은 것이 없어서 열악한 과거 생활관과 유사한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매트리스는 딱딱했으며 방 내부는 굉장히 건조했습니다. 화장실 위생 상태도 상당히 안 좋았고, 취사실에서 나오는 음식은 복붙이 많았습니다.

 

이래저래 시설에서 불만이 많았으나, 같은 생활관 사람들이나 분대장(조교), 소대장 님들은 참 좋았습니다. 같은 소대에서 저와 같은 산업기능요원 분들 몇 분과도 친해졌고, 사회에서는 친해지기 어려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은 꽤나 의미 있었습니다. 생활관 사람들과 대화를 열심히 하다보니 읽어야 하는 책을 안 읽고 몇 시간 동안 수다만 떨기도 했습니다.

 

부식은 훈련 시작하고부터 매일 같이 주다보니 오히려 나중에는 부식이 남아 돌아서 서로 서로 뿌리려고 난리였고, 마지막 날에는 버려지는 부식이 많았습니다. 부식은 이온 음료, 커피, 에너지 드링크, 프링글스, KID-O, 오레오 등 다양하게 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ㅎㅎ

 

마무리

군대라는 시스템이 저에게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많이 주었지만, 돌아보면 의미 있던 시간도 있었고 특히 새로운 인맥을 가지고 나간 것이 참 좋았습니다. 다시 가고 싶지는 않지만 이왕 3주 시간을 쓰면서 얻은 것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고작 3주 기간동안 사회에서 단절되었는데, 회사 일이나 교육 일 등 꽤 밀린 것이 많았습니다. 이제 회사에 다시 복귀하여 처리해야 하는 일들 처리하고, 개발 공부도 열심히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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