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산업기능요원 IT 분야 전직 후기 (2022)

 

안녕하세요? 제이온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부로 현역 산업기능요원 IT 분야로 전직(이직)을 성공했습니다. 전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전직을 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전직을 결심한 이유

2021년 10월 12일 강남에 있는 중소 기업에 취업을 하였고, 10월 28일에 산업기능요원 현역으로 편입하였습니다. 6개월 정도 이런 저런 경험을 해 보면서 크게 3가지 이유로 인해 전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레거시 기술

전자정부프레임워크를 이용한 SI 업무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기술 스택이 Java 7, 생짜 Spring, IBatis, JSP로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레거시 기술을 익히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Spring Boot나 JPA의 장점 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업무를 하면 할수록 잘 만들어진 최신 기술을 배척하고 유지 보수 하기 좋지 않은 레거시 기술을 그만 사용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져 갔습니다.

 

사수의 부재

사내 개발자가 전원 1년차 미만 병역 특례였다보니 경험 있는 개발자에게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좋든 싫든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나갔던 과정은 도움이 되었지만, 해결한 솔루션을 다른 직원에게 양질의 피드백을 받기 힘들었습니다.

 

맞지 않는 업무

정부 용역 프로젝트였다보니 개발 외에 불필요한 문서 작업, 외부 커뮤니케이션, 외근 업무가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그 밖에, 회사에서 개발 중인 솔루션이 제가 흥미 있어하지 않는 분야이다보니 개발하는 것이 재미 있지 않았습니다.

 

산업기능요원 전직 절차

산업기능요원은 이직을 전직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인 이직과 달리 조금 절차가 복잡합니다.

 

• 전직하기로 결심한 후에, 전직을 희망하는 회사에 이력서 제출 및 채용 과정 진행
  
  
• 어느 정도 채용 윤곽이 잡히면 회사에 전직 희망 의사를 밝힘.
  
  
• 회사와 협의 후, 관련 서류를 Fax혹은 우편으로 병무청에 제출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전직 승인신청서 구비, 전직할 회사에서 채용 동의서 구비)
  
  
• 병무청에서 카카오톡 메시지(혹은 SMS)로 승인 접수 안내 및 승인 결과를 통보. 
  
  
• 승인 처리가 완료되면 그 이후부터는 14일 이내에 새로운 회사 입사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병무청에서 전직 신청을 승인하기 전까지, 절대로 퇴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전직이 승인되기 전에 퇴사를 한다면, 그대로 편입이 취소가 되어 군대(1~3급) 혹은 공익(4급)으로 군 복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산업기능요원 전직 TIP

산업기능요원 전직할 때 알아두면 좋은 내용이 몇가지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회사에 지원하고, 취준 기간을 넉넉하게 잡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서류 합격률은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이 지원하고, 지원 시기도 목표로 하는 전직 시기보다 1.5달에서 2달 정도 일찍 잡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2022년 4월 29일 전직 승인을 희망했고, 회사에서는 인수인계 시기가 의무적으로 1달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3월 29일 전에는 취업을 하기 위해 2월 중순부터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출근 날짜를 최대한 미루자

일반적으로 산업기능요원은 현 복무 회사에서 전직 신청을 받아 들여 주지 않아서 비동의 전직으로 가는 경우도 가끔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1달 이상은 편의를 봐 주는 편입니다. 전직 승인이 난 시점부터 14일 안에만 새 직장에 출근하면 되고, 이 기간은 모두 복무 기간에 들어간다는 이유와 여러 회사가 붙었을 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이유를 생각하면 출근 날짜를 넉넉하게 잡는 것이 유리합니다.

 

회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자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현 복무 회사에서 전직 신청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비동의 전직이라고 해서 병무청에 직접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방법은 최장 4주까지 기간을 끌고 가야하므로 현 회사, 이직할 회사, 본인이 모두 힘든 방식이라서 가능한 회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용 및 면접 절차

이제, 제가 직접 경험한 채용 및 면접 절차를 소개하겠습니다.

IT 회사는 기본적으로 서류, 코딩 테스트 혹은 과제 전형, 면접, 레퍼런스 체크(선택), 연봉 협상 프로세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 프로세스를 모두 수행하는 기간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보통 1달에서 길면 1달 반 정도 소요됩니다.

 

서류

보통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며, 지원자의 이력과 각종 경력 및 프로젝트 경험을 확인합니다. 저는 총 20개의 회사에 백엔드 포지션으로 서류를 지원하였고, 8군데의 회사에서 서류 전형에 합격했습니다.

 

서류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프로젝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단순히 성과를 나열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어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 이력서에는 성과 중심으로 작성하였고, 포트폴리오는 트러블 슈팅이나 성과에 대한 디테일한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코딩 테스트 or 과제

8개의 회사 중에서 6개 회사는 코딩 테스트를 응시했고, 1개의 회사만이 과제 전형을 수행했습니다.

 

코딩 테스트는 1~3시간 동안 SQL이나 알고리즘을 푸는 것이며, 과제 전형은 특정 API를 제로부터 만들어서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코딩 테스트는 다들 준비를 잘하시니 넘어가도 될 것 같고, 과제 전형은 단순히 기능을 동작하는 것 외에 코드의 품질과 테스트 코드도 평가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하다면 기능 동작에만 치중해야겠지만, 가능한 객체 간의 결합도를 낮춰서 유지 보수가 가능한 코드를 작성하고 꼼꼼한 테스트 전략을 수립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딩 테스트를 치룬 6개의 회사에서 3곳을 합격하였고, 과제 전형을 치룬 회사도 합격하였습니다. 코딩 테스트 합격률이 생각보다 저조했는데, 그간 개발만하다가 코딩 테스트를 빡세게 준비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SQL 문제는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면접

채용 프로세스의 꽃이라고 불리는 면접입니다. 면접은 주로 기술 면접과 적성/문화 면접(컬쳐핏), 인성 면접으로 나뉘며, 지원자의 역량을 디테일하게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기술 면접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의 적힌 단어, 문장 하나 하나가 기술 면접의 대상이 됩니다. 항상 Why를 외치면서,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와 기술의 근본 원리를 학습하려고 노력하시면 면접의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인증 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JWT 토큰을 사용하였다면, JWT 토큰이 무엇이고, 왜 그 기술을 사용했고, 동작 원리는 무엇이고, JWT의 대체제가 무엇이 있는지 등등 꼬리의 꼬리를 물면서 기술의 이해도를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탄탄한 CS 지식이 필요합니다. 수행한 프로젝트와 연관된 CS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기본 CS 퀴즈가 연달아서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운영체제에 관한 단골 면접 질문을 잘 대비해야 합니다.

 

적성/문화 면접(컬쳐핏), 인성 면접

적성/문화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회사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부분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팀 문화 등을 철저히 조사하여 왜 내가 이 회사에 일하고 싶은지 이유를 명확하게 만들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인성 면접에서는 말그대로 지원자의 인성적인 질문이 들어옵니다. 주로 프로젝트 과정에서 갈등 해결 과정, 맞지 않는 팀원의 특징 등 협업에 관한 질문과 자신의 장점과 단점,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 등 지원자 자체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협업을 했던 경험과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면서 예상 질문을 만들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레퍼런스 체크

레퍼런스 체크는 선택이고, 저도 딱 한 회사에서만 요청받았습니다. 현 회사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요청하는 것은 불문율로 금기하고 있으므로 우아한테크코스 크루들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요청하여 설문 결과를 지원한 회사에 제출했습니다.

 

연봉 협상

위 프로세스를 모두 성공적으로 치뤘다면 최종 합격 바로 전 관문인 연봉 협상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가능한 많은 회사에 최종 합격해 두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최종 합격

저는 오픈서베이와 차이코퍼레이션 두 곳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감사하게도 좋은 처우 조건을 제시해 주셨고, 고민 끝에 평소 관심 있던 결제 모듈을 개발할 수 있는 차이코퍼레이션을 선택했습니다. 이후에는 현 회사에 전직 희망 의사를 밝히고, 2022년 4월 29일에 전직이 승인되었습니다.

 

 

정리

산업기능요원 전직 과정은 정말 고된 과정이었습니다. 현역 산업기능요원은 병역 업체로 등록된 중소 기업만 가능하므로 지원 가능한 회사가 제한이 되어 있어서 지원할 회사를 찾기 어려웠고, 회사 업무와 취준을 병행하는 일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과제 및 면접을 치루면서 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하였고, 거기에 더해 훌륭한 회사에 합격하였으니 성공적인 고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5월 9일 부로 차이코퍼레이션에 입사할 예정이며, 새로운 환경에서 뛰어난 팀원과 함께 개발자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